회까지는 부담스러울 때 들르는 곳
제주에서 회 한 판은 부담스럽고 간단히 먹고 싶을 때 들르면, 이상하게 해산물 한상을 먹고 나오게 되는 집입니다. 이번에 오랜만에 가보니 한상 값이 좀 오른 느낌이었습니다. 6만 원이었습니다.
그래도 구성은 여전히 알찹니다. 이날은 돌멍게만 조금 작아서 상태가 아쉬웠고, 나머지는 역시 신선한 바다의 맛이었습니다.
한상에는 이런 것들이 올라옵니다
대나무 발 위에 한 판으로 나옵니다. 전복은 껍데기째 먹기 좋게 썰어 올려서 안쪽의 진주빛이 그대로 보이고, 문어는 빨판이 붙은 다리를 두툼하게 썰었고, 한쪽에는 껍데기가 붉고 거친 돌멍게가 줄지어 놓입니다. 깍두기와 해초 반찬이 곁들여지고, 상 위에는 찍어 먹을 작은 종지도 함께 놓입니다.
먹는 순서는 향이 순한 문어와 전복부터 시작하고, 향이 센 돌멍게는 마지막으로 두는 쪽을 권합니다. 돌멍게는 단맛과 쌉쌀한 바다 향이 한꺼번에 오는 편이라 처음 드시면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약간 허기지면 해물라면으로 마무리
한상을 다 먹고도 약간 허기가 져서 해물라면을 한 그릇 더 시켰습니다. 여기 해물라면에는 산낙지 한 마리와 큰 전복 하나가 들어가서 가격 값어치를 충분히 합니다. 15,000원(2026.10 기준)인데, 들어간 재료를 보면 납득이 갑니다.

사진처럼 오래 쓴 금속 냄비째 나옵니다. 홍합과 새우, 껍데기째 올린 전복, 통째로 들어간 낙지 위에 대파가 얹히고, 국물은 고춧가루로 붉게 덮인 색이 아니라 황갈색에 가깝습니다. 차가운 날것을 먹은 뒤에 뜨거운 국물로 이어지니 식사가 자연스럽게 마무리됩니다.
해녀의집이라는 이름은
제주 해녀의 물질 문화는 2016년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해녀의집은 원래 해녀들이 바다에서 채취한 것을 내는 식당에 붙던 이름입니다. 다만 지금은 같은 이름을 쓰는 가게도 운영 방식이 제각각이라, 그날 해산물을 누가 어떻게 구했는지가 궁금하다면 주문할 때 직원에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가기 전에 알아둘 것
- 영업 시간은 10:00~20:00이고 브레이크타임이 14:00~15:00입니다. 점심을 늦게 잡으면 브레이크에 걸립니다
- 매주 화요일은 휴무입니다
- 매장 앞에 무료 주차가 됩니다
- 한상 하나와 해물라면 하나를 시키면 7만 5천 원(2026.10 기준)입니다. 생해산물이 부담스럽다면 전복죽(13,000원)이 가장 가벼운 선택입니다
이제는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보인다
오래된 곳이라 요즘은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보입니다. 다들 해산물 한상이나 전복죽을 먹더라고요.
먹고 나면 옆 돌고래 전망대까지 산책
해산물을 한가득 먹고 나면 바로 옆 돌고래 전망대까지 산책 삼아 걸어갑니다. 배를 식히기에 딱 좋은 동선입니다.
외국인 방문자께
- 해녀(haenyeo)는 장비 없이 바다에 잠수해 해산물을 채취하는 제주의 여성 잠수부이고, 해녀의집은 그렇게 채취한 해산물을 내는 식당에 흔히 붙는 이름입니다
- 해산물 한상(haemul hansang)은 전복·문어·돌멍게 같은 해산물을 날것 그대로 내는 구성입니다. 주문할 때는 "모듬메뉴 주세요(Modeum-menyu juseyo)"라고 말하면 됩니다. 생해산물이 낯설다면 전복죽이나 해물라면이 더 편한 선택입니다
- 돌멍게(dol-meongge)는 껍데기가 붉고 거친 바다 멍게로, 단맛과 쌉쌀한 향이 함께 나서 처음엔 호불호가 갈립니다
- 전복죽(jeonbok-juk)은 전복을 넣어 끓인 죽입니다. 날것이 부담스러울 때 가장 무난합니다
- 해물라면(haemul-ramyeon)은 라면에 해산물을 푸짐하게 넣어 끓인 메뉴입니다. 국물에 붉은 기가 살짝 도니, 매운 걸 못 드신다면 주문 전에 확인해보세요
이런 분께
- ✅ 제주에서 회 한 판은 부담스럽지만 신선한 해산물은 먹고 싶은 사람
- ✅ 애월 해안도로 드라이브 일정이 있는 사람
- ✅ 바다를 보며 식사하고 식후에 가볍게 산책하고 싶은 사람
- ⚠️ 생해산물이 낯선 사람 — 해산물 한상은 날것 위주입니다
- ⚠️ 한상 값이 6만 원이라 예전보다 오른 편입니다. 일행 수에 맞춰 시키세요
- ⚠️ 날에 따라 개별 재료(이날은 돌멍게)의 상태 편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 ⚠️ 매주 화요일은 휴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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